이혼 소송이나 별거 중 배우자가 상대방 동의 없이 신용카드를 쓰거나 명의를 도용해 소액결제를 하면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부부 사이 재산범죄의 형을 면제하던 친족상도례 조항의 적용이 중지된 데다, 금융기관과 가맹점을 직접 피해자로 보는 대법원 법리가 확립된 결과다.

구속이나 부재 상황을 악용해 상대방 신용카드를 무단 사용한 행위에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제70조 제1항 위반과 형법상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성립한다. 타인 명의를 도용해 차량을 대여했다면 사문서위조 및 행사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적용되고,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했다면 도로교통법 제152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친족상도례 배제와 법적 근거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24년 6월 27일 배우자·친족 간 재산범죄의 형을 일률적으로 면제하도록 한 형법 제328조 제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고 법 개정 전까지 적용 중지를 명령했다(2020헌마468). 대법원 역시 2025년 3월 13일 타인의 카드 정보를 도용해 결제한 사건에서 가맹점과 금융기관이 직접 피해자이므로 친족상도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2024도19846). 주거지 내부 수납장 등을 부순 행위에 적용되는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죄는 본래 친족상도례 적용 대상이 아니다.

고소장 작성과 증거 확보 방안

피해를 입증하려면 객관적인 금융 및 물적 증거를 우선 확보해야 한다. 범행 일시에 물리적으로 결제할 수 없었던 사정을 증명하는 서류와 함께 카드사 이용내역서, 통신사 소액결제 내역서, 파손된 내부 사진, 미납 관리비 고지서 등을 고소장에 첨부해야 한다. 배우자 외에 제3자인 친구 등이 가담해 기물을 부수거나 거주지에 무단 침입했다면 공동정범으로 함께 고소할 수 있다.

이혼 소송에서의 파장

형사 고소 절차는 민사 및 가사 소송의 결과를 가르는 지렛대로 작용한다. 고소장 접수증과 경찰 송치 결정문 등은 이혼 소송 재판부에서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과 유책 사유를 가리는 객관적 증거로 쓰인다. 무단 결제 대금과 수리비 등 확정 손해액은 형사 절차와 병행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이혼 소송 내 재산분할과 위자료 산정 항목에 반영해 청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