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사건에서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을 때, 고소인이 불복해 이의신청했는데도 검찰이 아닌 경찰로부터 다시 출석 통보를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건이 검찰로 곧장 넘어가지 않고 경찰이 재차 진술을 요구하는 절차가 적법한지, 고소인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짚어봤다.
실제 2026년 8월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낸 A 씨는 형사사법포털(KICS)에서 사건이 불송치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의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직후 관할 경찰서로부터 검찰 송치 소식이 아닌 "피의자 관련 진술을 받으러 오라"는 출석 연락을 받고 절차의 위법성을 의심했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 따르면 고소인 등의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사법경찰관은 지체 없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해야 한다. 경찰이 이의신청을 임의로 기각하거나 자체 판단으로 사건을 그대로 종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의신청 직후 경찰이 진술을 요구했다고 해서 그 절차가 곧바로 위법한 것은 아니다.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 전 미비한 기록을 보완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 사건 송치 뒤 검사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59조에 따라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 조사가 다시 이뤄지는 경우도 실무상 잦다. 피의자 주소지 관할 관서로 사건이 이송되는 과정에서 전산상 등록과 실제 수사 주체가 일시적으로 어긋나 보이는 현상도 나타난다.
가장 주의해야 할 대목은 경찰이 언급한 진술의 성격이다. 수사관이 요구한 진술이 피고소인을 상대로 한 보충 진술인지, 아니면 피고소인의 맞고소로 자신이 별건의 '피의자'로 입건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명예훼손 사건은 당사자 간 감정 대립이 심해 무고나 명예훼손 맞고소로 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피의자 관련 진술이라는 말이 상대방에 대한 피해자 진술인지 본인을 대상으로 한 별도 사건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으므로 조사 전에 담당 부서와 사건번호, 조사상 지위를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짚었다.
경찰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출석 전 형사사법포털이나 담당 수사관을 통해 사건번호와 조사 신분이 고소인(피해자)인지 피의자인지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 관할 경찰서에 불송치 결정서 열람·등사를 신청해 사실 적시, 공연성, 비방 목적 등 명예훼손 구성요건 중 어느 부분이 인정되지 않았는지 파악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이를 입증할 추가 증거와 진술을 갖춰야 검찰 단계에서 판단을 뒤집을 가능성이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