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위반 혐의로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피의자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중대한 잘못이 드러나지 않는 한 검사의 불기소 재량 판단을 자의적인 권한 행사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는 2026년 9월 17일 청구인 윤 모 씨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를 상대로 낸 기소유예처분취소 헌법소원 사건(2024헌마572)에서 관여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청구인 윤 씨는 법무법인(유한) 동인의 진욱재·김영수 변호사가 대리했다.
사실관계
서울중앙지검 검사는 2024년 5월 27일 의료법위반 피의사건(2024년 형제6966호)과 관련해 윤 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피의사실은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와 정황 등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의 일종이다.
윤 씨는 검찰 처분이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에 바탕을 두어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며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기소유예 처분은 법정에서 유·무죄를 다툴 수 없는 데다 행정소송이나 검찰청법상 항고 대상도 되지 않는다. 피의자가 처분의 부당함을 다툴 수 있는 사법 절차는 헌법소원이 유일하다.
헌재 판단
헌재는 검찰의 처분 과정에 헌법재판소가 개입할 정도의 위법이 없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사건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피청구인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을 하면서 위 기소유예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달리 피청구인의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판결 의의
기소유예는 전과기록에는 남지 않지만 수사경력자료에 최장 10년간 보존된다. 특히 의료법위반 사건은 보건복지부 등 행정청의 자격정지나 면허 관련 행정처분, 민사소송 등에서 정황 증거로 활용될 수 있어 피의자 측의 불복 청구가 잦은 분야다.
헌재 통계에 따르면 기소유예 취소 헌법소원은 통상 16~17% 안팎의 인용률을 기록하며 일반 헌법소원(약 2.4%)보다 높은 인용률을 보여왔다. 그러나 수사기록상 검사의 사실관계 확정과 증거판단 과정에 명백한 수사미진이나 법리오해가 없다면, 헌재 역시 검찰의 기소편의주의적 재량을 폭넓게 존중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