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손괴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피의자가 검사의 처분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냈으나 헌법재판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정의와 형평에 반하거나 증거판단에 중대한 잘못이 없었다면 검사의 자의적인 권한 행사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는 A 씨가 제주지방검찰청 검사를 상대로 낸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 사건(2026헌마1140)에서 2026년 9월 1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청구인 A 씨는 국선대리인 황인철 변호사가 대리했다.

사실관계

A 씨는 형법상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돼 검찰 수사를 받았다. 사건을 수사한 제주지방검찰청 검사는 2026년 1월 5일 A 씨의 혐의는 인정되지만 제반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2026년 형제3호).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면서도 기소 편의주의에 따라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불기소 처분의 일종이다. A 씨는 범죄 혐의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해당 처분으로 헌법상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당했다고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판단

헌법재판소는 사건 수사 기록을 검토한 결과 검사의 처분에 어떠한 위법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건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피청구인이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을 함에 있어서 기소유예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이어 "달리 피청구인의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다"며 "기소유예처분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결정 의미

기소유예는 전과로 남는 유죄 판결은 아니지만 수사경력자료로 보존되는 불이익이 따른다. 이에 불복해 검사의 자의적 처분을 이유로 헌법소원을 내더라도, 수사기관의 법률 적용이나 증거판단 과정에서 현저한 위법이 입증되지 않으면 처분이 취소되지 않는다는 기존 법리가 이번 결정에서도 재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