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서 네 차례 보완수사 끝에 송치된 사기 고소 사건이 공소청으로 넘어간 뒤 석 달 넘게 처분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법률상 규정된 검토 시한을 넘겼음에도 이를 강제할 제재 수단이 없어 고소인의 불안과 피해 회복 지연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피해 금액 약 3,800만 원 규모의 사기 혐의로 고소된 이 사건은 2025년 6월 9일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이후 1년 1개월 동안 4번의 보완수사를 거쳐 2026년 7월 9일 송치됐다. 하지만 송치 후 106일이 지난 시점까지도 기소나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지 않은 채 검토 상태에 머물러 있다.

형사소송법 제257조는 검사가 고소나 고발로 사법경찰관이 수사한 사건을 송치받았을 때 그날부터 3개월 이내에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헌법재판소(2023헌마661)는 이 조항을 훈시규정으로 보아 정해진 기간을 넘겨 처분하더라도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계좌 추적이나 법리 검토가 복잡한 재산 범죄에서 법정 시한을 넘기는 일이 잦은 이유다.

수사 실무에서도 사건 처리 지연은 구조적 문제로 굳어졌다. 경찰 입건 사건의 평균 처리 기간은 2019년 50.4일에서 2023년 63.8일로 늘어났다. 특히 사기죄 사건 가운데 6개월을 초과한 장기미제 비율은 2019년 9.0%에서 2023년 28.0%로 세 배 넘게 급증했다.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했을 때 3개월을 넘겨 처리된 비율 역시 2020년 하반기 16.7%(1만2,198건)에서 2024년 상반기 32.1%(1만6,903건)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수사 기관 사이의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될수록 사건 적체가 깊어진다고 진단한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 요구 기간을 법으로 단축하더라도 경찰에 대해 실효적 제재를 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지휘권 부재와 규정 변경만으로는 근본적 지연 원인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수사와 기소 결정이 지연되는 사이 고소인이 실질적인 피해 회복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르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가 소멸한다. 형사 고소 절차를 밟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민사상 소멸시효가 중단되지 않는다.

법조계에서는 형사처분 결과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가압류와 민사소송 등 독자적인 보전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로버스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사기로 인한 손해배상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안에 청구해야 하니, 형사 절차가 길어지는 사이 이 기한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상대 재산을 파악해 가압류를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사건 처리가 장기간 지연될 때는 담당 검사실에 진행 상황을 문의하거나 피해 사실과 추가 증거를 담은 의견서를 제출해 신속한 판단을 촉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