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멀고 인구감소로 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자치단체일수록 국비 예산과 정책 지원을 더 많이 받게 된다. 정부 부처마다 제각각이던 지역 지원 기준을 단일 지표로 묶어 차등 지원하는 법적 근거가 확정됐다.
정부는 2026년 10월 27일 국무회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 제36789호 ‘지방자치분권 및 균형성장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을 공포하고 즉시 시행했다. 모법의 명칭 변경에 맞춰 시행령 제명을 바꾸고, 제44조의3을 신설해 ‘지방우대지수’의 도입 근거를 명문화한 것이 핵심이다.
신설된 제44조의3 제1항은 행정안전부장관이 지방자치분권과 균형성장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자 지방시대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지방우대지수를 마련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지수는 서울특별시와의 거리, 사회·경제적 발전 정도,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 소멸 위기 상황을 종합 고려해 산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소관 정책과 사업 특성에 맞게 이 지수를 활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종전에는 부처나 개별 사업마다 지원 기준이 달라 수도권과 비수도권, 혹은 인구감소지역 여부로만 단순 구분해 왔다. 앞으로는 지리정보시스템(GIS) 기준 서울과의 공간적 거리와 합계출산율, 노후주택비율,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재정자립도 등 44개 균형발전 지표를 결합한다. 이를 통해 전국 229개 시·군·구를 1~4권역으로 나눠 지원율을 차등 적용한다.
권역별 격차는 당장 가시화된다.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지원율은 종전 ‘수도권 3%·비수도권 5%·인구감소지역 7%’ 체계에서 벗어나 1권역 3%, 2권역 6%, 3권역 8%, 4권역 9%로 개편된다. 4권역에 속한 인구감소지역은 종전보다 국비 지원이 2%포인트 늘어난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최대 지원금 역시 1권역 240만 원, 2권역 720만 원, 3권역 810만 원, 4권역 900만 원으로 권역에 따라 최대 3배 이상 벌어진다.
하지만 수도권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는 반발도 나온다. 경기 남양주시 등 규제 중첩 지역 지자체들은 수도권에 묶여 최하위 우대 대상인 1권역으로 분류되자 이의를 제기했다. 최현덕 남양주시장은 10월 26일 행정안전부에 권역 재지정 건의서를 내고 “지역 발전 여건은 단지 수도권에 위치했는지나 인구 증가 여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행정안전부는 산정 기준과 229개 시·군·구 권역 구분을 담은 하위 고시인 ‘지방우대지수 운영 및 관리 규정’ 제정안을 11월 1일까지 행정예고해 의견을 수렴한다. 정부는 2027년부터 23개 시범·예산 사업을 시작으로 재정, 세제 감면, 공공조달 등 정책 전반에 지수 적용을 본격 확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