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청탁 대가로 브로커와 결탁해 허위 법률자문료를 챙긴 변호사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법률자문 계약이라는 외관을 갖추었더라도 실질이 공무원 직무 알선 대가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5,563만340원을 선고한 원심을 2026년 10월 30일 확정했다(2026도13782).

사실관계

A 씨는 B 씨와 공모해 2022년 9월 16일부터 2023년 10월 16일까지 공무원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콘랩컴퍼니로부터 총 1억6,702만8,000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가 기업 측에 고위 공무원 행사 초청 청탁 등을 들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고, A 씨는 월 660만 원 상당의 허위 법률자문 계약을 맺어 자금을 받은 뒤 B 씨의 오피스텔 차임과 차량 리스료 등으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검사팀은 A 씨가 2024년 5월 지인에게 로스쿨 동기 변호사를 형사사건 변호인으로 소개하고 5,000만 원을 받아 이 중 2,500만 원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도 함께 묶어 기소했다.

1심·원심 판단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는 2026년 4월 30일 두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8,653만7,340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당시 재판부는 A 씨가 공익을 추구해야 할 본분을 저버리고 권력에 기생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는 2026년 8월 20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5,563만340원으로 형량을 낮췄다. 알선수재 혐의는 B 씨와의 암묵적 공모 관계와 필수적 역할 분담을 인정해 유죄를 유지했다. 반면 동기 변호사 소개에 따른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특별검사법이 정한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검사가 상고하지 않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 확정됐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변호사가 외관상 정상적인 자문 계약을 내세웠더라도 불법적인 공무원 청탁 창구 역할을 했다면 공동정범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번 판결은 특별검사가 법정 수사 대상 범위를 벗어나 기소한 개인 비위 사건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327조에 따라 공소기각이 확정된 사례로, 특검 수사권의 한계를 엄격히 짚었다는 실무적 의미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