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개인회생 절차에서 보정명령을 이행하지 못하거나 변제 적립금을 내지 못해 여러 차례 기각·폐지 결정을 받았더라도, 단순히 이전 실패 이력만을 근거로 재신청을 기각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채무자가 과거 절차를 완주하지 못한 구체적 경위와 현재 소득, 재산 상태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심리해 회생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A 씨가 낸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 기각 결정 재항고 사건에서 원심의 기각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했다(2026마6688).
사실관계
10년 이상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정기 소득을 얻어온 A 씨는 2021년 7월 13일 개인회생절차 개시를 처음 신청했으나 보정권고 불이행으로 기각됐다. 이어진 즉시항고 역시 기각됐다.
A 씨는 2022년 2월 14일 2차 신청을 냈고, 보정권고 불이행으로 기각됐으나 즉시항고가 인용돼 회생절차가 개시됐다. 그러나 변제계획안 수행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폐지 결정을 받았다. 이어 2024년 1월 22일 3차 신청으로 다시 개시 결정을 받았으나 가용소득 적립 미비 등으로 절차가 재차 폐지됐다.
A 씨는 2025년 9월 16일 네 번째 개인회생절차 개시신청을 냈다.
원심 판단
원심법원은 A 씨의 신청을 기각했다. 수차례에 걸친 선행 절차에서 보정권고 불이행과 적립금 미납 등으로 기각·폐지됐음에도 신청을 반복한 것은 회생절차 개시나 진행에 따른 부수적 효과만을 노린 것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95조 제7호가 정한 '그 밖에 신청이 성실하지 아니하거나 상당한 이유 없이 절차를 지연시키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채무자회생법 제595조 제7호로 개시신청을 기각하려면 채무자에게 중대한 절차적 잘못이 있거나 절차 진행 효과만을 노린 부당한 목적이 인정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대법원은 “단순히 이전 신청에서 여러 차례 기각결정이나 폐지결정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목적의 신청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과거 결정의 경위가 무엇인지, 과거 결정 이후 채권자들의 채권 회수 정도와 채무자의 재산상황이 어떻게 변경됐는지까지 충분히 심리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 씨가 10년 이상 간호조무사로 일하며 정기 소득을 얻고 있고 사회통념을 벗어난 낭비를 한 정황이 없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원심이 과거 적립금을 내지 못한 경위와 채권자 변제 현황, 재산 상태 변화를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