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홀로 경제활동을 전담해 집과 주식을 모두 본인 명의로 취득했더라도, 황혼이혼 시 전업주부인 배우자에게 상당한 몫의 재산분할을 해줘야 한다. 법원은 재산의 등기상 명의보다 혼인 기간 중 쌍방이 협력해 형성하고 유지한 실질적 기여도를 우선해 판단하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5월 발표한 '2025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혼인 지속기간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 건수는 1만 5,628건(17.7%)으로 5년 미만 신혼 이혼(1만 4,392건, 16.3%)을 통계 작성 이래 35년 만에 처음으로 넘어섰다. 남녀 모두 60세 이상인 이혼 건수도 1만 3,743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노후 독립을 선택하는 황혼이혼이 보편화하는 추세다.
명의 무관한 공동재산 원칙
민법 제839조의2는 협의나 재판상 이혼 시 부부 일방이 다른 일방을 상대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법원은 재산 취득 자금을 누가 직접 부담했는지는 물론, 배우자가 가사노동과 육아, 내조로 자산 감소를 방지하고 유지·증식에 협력했는지를 따져 분할 비율을 산정한다.
혼인 생활이 20~30년 이상 이어진 장기 혼인의 경우 전업주부라도 40~50% 안팎의 기여도를 인정받는 실무 관행이 확립돼 있다.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 예금, 주식 계좌뿐만 아니라 혼인 전 취득하거나 상속·증여받은 특유재산이라도 상대방이 유지와 관리에 협력했다면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대법원 97므1486 판결).
퇴직급여·국민연금도 청구 가능
재산분할의 범위는 현재 보유 중인 자산에 그치지 않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혼 당시 아직 재직 중이더라도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에 퇴직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예상 퇴직급여 상당액을 부부 공동재산으로 인정해 분할 대상에 넣도록 판례를 확립했다(2013므2250).
공적연금 역시 노후 생활의 핵심 쟁점이다. 국민연금법 제64조에 따라 실질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인 부부는 이혼 후 연금 수급 요건을 갖추면 상대방 노령연금액 중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몫을 균등 분할해 수령할 수 있다. 분할 비율은 법원 판결이나 협의를 거쳐 별도로 조정할 수도 있다.
2년 제척기간과 입증 절차
재산분할을 준비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기준은 행사 기한이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에 따라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성립한 날(이혼신고일 또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하므로 기한 내 협의를 마치거나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배우자가 자산을 은닉하거나 처분할 위험이 있다면 법원의 재산명시·재산조회 제도와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활용해 부동산과 금융자산 내역을 파악해야 한다. 채무가 재산보다 많은 채무초과 상태라 하더라도 실질적 공평 원칙에 따라 채무 분담을 정하는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다(대법원 2010므4071 전원합의체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