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외도나 폭행으로 가정이 깨졌을 때 수억 원대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실제 법원이 인정하는 이혼 위자료는 대부분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선에 머무른다. 실질적인 권리 확보는 위자료 액수보다 부부 공동재산을 나누는 재산분할에서 판가름 난다는 것이 가사 실무의 공통된 분석이다.

대법원은 이혼 위자료를 배우자의 유책·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는 손해배상청구권으로 규정한다(민법 제843조·제806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법원은 유책행위의 경위와 정도, 혼인 파탄의 원인과 책임, 연령 및 재산 상태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해 직권으로 액수를 정한다(87므5, 6).

유책 사유별 위자료 기준선

가정법원 실무상 이혼 위자료에 고정된 정액표는 없으나 통상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사이에서 결정된다. 극심한 유책 사유가 입증되더라도 5,000만 원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부정행위(외도·상간)에서 일회성 만남이나 단순 연락은 1,000만~1,500만 원 선, 수개월 이상 이어진 외도나 동거가 입증되면 2,000만~3,000만 원 선이 인정된다. 상간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단독 위자료 청구 소송 역시 통상 1,500만~2,000만 원 선에서 판결이 나온다.

상해진단서와 경찰 출동 내역이 명확한 상습 가정폭력은 2,000만~4,000만 원 안팎으로 책정된다. 흉기 위협 등 중대한 학대가 동반되면 4,000만~5,000만 원까지 오른다. 반면 단순 성격 차이나 가치관 불일치로 인한 파탄은 쌍방 책임으로 보아 위자료 청구 자체가 기각된다.

유책배우자도 재산분할 청구 가능

실무상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완전히 분리된 청구권이다. 민법 제839조의2에 따른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절차다. 바람을 피우거나 폭행을 행사한 유책배우자라 하더라도 재산 형성에 기여한 몫을 요구하는 재산분할 청구권은 법적으로 박탈되지 않는다.

억 단위 이상의 실질적 금전 보상은 위자료가 아닌 재산분할 기여도 입증과 은닉 재산 추적에서 갈린다. 무리하게 고액 위자료를 청구했다가 패소하면 인지대 등 소송비용 부담만 커질 수 있어 객관적 증거에 기반한 현실적 대응이 필요하다.

청구 기한과 최근 판결 추이

권리 행사 기한도 서로 다르다.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 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해야 한다(민법 제766조). 반면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이 확정된 날로부터 2년이 지나면 제척기간 도과로 소멸한다(민법 제839조의2 제3항).

법원 내부에서는 위자료 인정액이 현실과 괴리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손해배상소송 커뮤니티 등을 통해 현실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이 부정행위 유책배우자에게 위자료 2억 원을 선고하거나, 대법원이 2025년 10월 16일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위자료 20억 원을 확정하는 등 극단적 유책 사건을 중심으로 상향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