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이혼 후 전 배우자가 뒤늦게 신혼집 보증금이나 가전 비용 반환을 요구하며 본인이나 가족에게 연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혼인 기간이 1년 남짓으로 짧은 데다 별도의 재산분할 약정 없이 헤어졌다면 이러한 사적 금전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는 없다.
법조계에 따르면 혼인 기간이 짧고 자녀가 없는 상태에서 부부 관계가 파탄 났을 때 법원은 통상적인 기여도 중심 재산분할 대신 각자 지출한 고유재산을 돌려받는 원상회복에 가깝게 판단한다. 대법원 역시 결혼생활이 단기간에 파탄된 사안에서 일방이 상대방에게 교부해 주택 마련 등에 충당하게 한 금원은 형평의 원칙상 원상회복으로서 반환해야 한다고 판시했다(2000므1257).
전 배우자가 신혼집 임대차 보증금 가운데 660만 원을 부담했더라도 상대방이 1,000만 원 이상의 예식·스드메·신혼여행 비용을 단독 부담하고 나머지 잔금을 대출로 충당했다면 비용 정산이 상계 처리될 수 있다. 남편 측 부모의 지원으로 마련한 가전이나 가구는 민법 제830조에 따른 특유재산으로 분류돼 전 배우자가 임의로 대금을 청구하기 어렵다.
김동주 법률사무소 교연 변호사는 "지나치게 단기간인 혼인 생활이 파탄에 이른 경우에는 주위적으로는 유의미한 혼인 생활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이유로 원상회복을 주장해야 하고, 예비적으로는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청구를 병행 검토해야 한다. 단기간 혼인은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쉬워 법적 청구 구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전 반환 권리를 주장하려면 반드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민법 제839조의2가 규정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는 제척기간이자 출소기간이다. 2024년 12월 24일 협의이혼이 성립했다면 2026년 12월 24일까지 가정법원에 정식 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해야 하며, 기간이 지나면 권리는 소멸한다.
강대현 법무법인 도모 변호사는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에 규정된 재산분할청구권의 2년 기한은 단순 소멸시효가 아닌 제척기간이자 출소기간이므로, 재판 외에서 말로만 청구하는 것은 효력이 없고 반드시 2년 이내에 법원에 심판을 청구해야 권리가 보전된다"고 짚었다.
법원 판결이나 당사자 간 공증 합의서가 없는 상태에서 시부모 등 제3자에게 직접 연락해 돈을 요구하는 행위는 정당한 권리 행사로 인정받지 못한다.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지속해서 연락해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압박하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나 형법상 공갈미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