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부부는 법원의 이혼 확인이나 관공서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일방의 관계 종료 통보나 사실상 결별만으로도 갈라설 수 있다. 하지만 부부로서 생활공동체를 유지해 온 실질이 인정된다면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이혼 절차 없는 사실혼 해소

민법 제812조 제1항은 신고로 혼인의 효력이 생기는 법률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법률혼 부부와 달리 사실혼 부부에게는 협의이혼이나 재판상 이혼이라는 법적 절차가 없다. 부부 일방이 관계 종료 의사를 통보하거나 실제로 동거를 중단하고 헤어지면 그 자체로 사실혼 관계는 끝난다.

재산분할 청구와 2년 제척기간

관계 해소 절차는 단순하지만 재산 관계 청산은 법률혼에 준해 처리된다. 대법원은 부부재산 청산 성격을 띤 민법 제839조의2 재산분할 규정이 부부 생활공동체 실질에 비추어 사실혼 해소에도 유추적용된다고 판시해 왔다(94므1379 판결).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유책 배우자라 하더라도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93스6 결정).

주의할 점은 행사 기한이다.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은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에 따라 관계가 해소된 날부터 2년 안에 법원에 청구해야 한다. 이 기간을 넘기면 제척기간 경과로 권리가 소멸한다.

재산 산정은 ‘해소 시점’ 기준

재산분할 실무의 핵심은 분할 대상과 가액의 산정 시점이다. 대법원은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삼는 통상 판결과 달리, 사실혼 해소에 따른 재산분할 대상 재산과 가액 평가는 ‘사실혼이 해소된 날’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했다(2022므11027 판결). 별거를 시작한 날이나 생활비 지급이 중단된 날 등 사실혼 해소 시점을 입증할 객관적 기록을 확보해 두어야 한다.

부당 파기 시 위자료…사망 시엔 불인정

정당한 사유 없이 사실혼을 일방적으로 깬 배우자에게는 손해배상 책임이 따른다. 대법원은 민법 제826조 제1항의 동거·부양·협조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저버리고 사실혼을 부당하게 파기한 배우자에게 민법 제806조 등을 유추적용해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지급 책임을 인정한다(97므544 판결).

생존 중 갈라서는 경우와 달리 배우자 일방이 사망해 사실혼이 끝났을 때는 법적 보호가 크게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는 사실혼 배우자에게 법정상속권을 인정하지 않는 민법 제1003조 제1항을 합헌으로 판단했으며, 사망 시 재산분할청구권을 인정하지 않는 조항에 대한 위헌심판 청구는 각하했다(2020헌바494 결정). 결국 두 사람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결별할 때만 재산분할과 부당 파기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