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신상 정보가 유포돼 피해를 보고 고소장을 냈지만, 경찰이 가해자를 특정조차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끝내려 해 낭패를 겪는 피해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경찰이 자체 종결하더라도 고소인이 이의를 신청하면 사건은 관할 검찰청으로 넘어가 검사의 판단을 다시 받게 된다.

디시인사이드나 에펨코리아, 아카라이브 등 익명 커뮤니티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가해자 특정이 필수다. 법원의 압수수색영장(통신영장)을 받아 사이트 본사에서 접속 인터넷프로토콜(IP)과 회원 정보를 확보하고,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 통신사를 조회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수사관의 업무 부담이나 수사 편의 탓에 영장 신청조차 하지 않고 '피의자 불특정'이나 '범죄 불성립'을 이유로 각하하거나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리는 사례가 실무에서 빈번하다.

형사소송법 제245조의7에 따르면 경찰의 불송치 결정 통지를 받은 고소인은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고소인이 이의신청서를 접수하면 경찰은 사건을 자체 종결할 수 없으며, 지체 없이 사건 기록과 관계 서류, 증거물 일체를 관할 검찰청 검사에게 송치해야 한다. 사건이 넘어가는 곳은 가해자 소재지가 아니라 해당 경찰서를 관할하는 고소인 거주지 관할 검찰청이다.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라 이의신청 기한에 주의해야 한다. 종전에는 명문화된 기한이 없어 공소시효 완성 전까지 신청할 수 있었지만, 개정 법률은 불송치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정당한 사유가 있을 시 6개월까지 연장)의 제척기간을 뒀다. 따라서 경찰로부터 불송치 결정통지서를 받으면 신속히 불송치 이유서를 확보해 분석한 뒤 접수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이의신청서를 쓸 때는 감정적 호소만으로는 검사를 설득하기 어렵다. 실명이나 소셜미디어(SNS) 계정, 과거 직업 기재로 대법원 판례상 특정성과 공연성, 비방 목적이 충족된다는 점을 명확히 짚어야 한다. 피의자를 특정할 접속 IP를 확보하려는 압수수색영장 신청 등 최소한의 강제수사조차 거치지 않은 경찰의 수사 미진을 조목조목 지적해야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나 재수사요구를 이끌어낼 수 있다.

2026년 10월 2일 함께 시행된 개정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을 보면, 검사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문제가 있을 때 최대 2회까지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사건 처리 지연을 막고자 재수사는 3개월 이내에 마치도록 규정돼 있다. 고소인의 정교한 이의신청이 멈춰선 수사를 재개하는 핵심 열쇠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