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불응 혐의로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피의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헌법소원을 냈으나 헌법재판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수사 과정에 현저한 잘못이 없다면 검찰의 기소편의주의적 판단을 함부로 뒤집지 않는다는 원칙이 재확인됐다.

헌법재판소는 청구인 A 씨가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 사건(2025헌마1555)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청구인 국선대리인은 이한나 변호사가 맡았다.

사실관계

A 씨는 퇴거불응 혐의(서울북부지방검찰청 2025년 형제35680호)로 입건돼 수사를 받았다. 검찰은 2025년 10월 29일 A 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형법 제319조 제2항에 규정된 퇴거불응죄는 퇴거 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피의자의 연령이나 정황 등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처분이다. 범죄 사실 자체는 인정돼 수사경력자료에 남는다. 이에 A 씨는 검찰 처분이 헌법상 보장된 행복추구권과 평등권을 침해했다며 취소를 구하는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 판단

헌재는 검찰 처분 과정에 헌법적 통제가 개입할 만한 위법이 없었다고 보았다.

헌재는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피청구인이 위 사건에 관하여 현저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헌법의 해석,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을 하면서 기소유예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달리 위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다”며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판결 의의

이번 결정으로 A 씨를 상대로 한 검찰의 퇴거불응 기소유예 처분은 그대로 확정됐다. 헌법재판소는 증거판단 과정에서 중대한 흠결이 명백히 드러나지 않는 한, 형사소송법상 검사에게 부여된 기소재량권을 폭넓게 존중해 온 기존 태도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