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활을 오래 유지했더라도 이혼할 때 재산을 무조건 절반씩 나누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혼인 기간만 기계적으로 따지지 않고 재산 형성과 유지에 누가 얼마나 이바지했는지를 심리해 분할 비율을 정한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정진 변호사는 네이버 지식iN 법률상담에서 "구체적인 기여도에 따라 분할비율이 달라진다"며 "담당한 사건 중에는 혼인기간이 50년인데도 분할비율이 85대 15인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혼인 지속기간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 비중은 2013년 8%대에서 2023년 16.0%(1만4,794건), 2024년 16.6%(1만5,128건)로 늘어났다. 장기 혼인 부부라도 구체적 사정에 따라 분할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민법 제839조의2와 제843조에 따라 협의이혼이나 재판상 이혼을 하는 부부 일방은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은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와 기타 사정을 참작해 분할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 재산분할은 혼인 파탄의 귀책사유나 재산 명의자와 무관하게 재산을 모으고 지키는 데 누가 많이 기여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전업주부도 가사노동을 해 재산을 형성·유지한 기여분을 인정받는다.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이나 혼인 중 증여·상속받은 재산은 민법 제830조 제1항에 따른 특유재산으로서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빠진다. 다만 대법원은 "특유재산일지라도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유지에 협력하여 감소를 방지하였거나 증식에 협력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92므501). 반대로 법률혼 기간이 수십 년에 달해도 실질적 동거 기간이 짧고 별거가 길었거나, 전체 재산 중 일방이 물려받은 특유재산 비중이 절대적이면 상대방 기여도가 낮게 책정될 수 있다.

재산분할은 혼인 파탄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배상받는 위자료와는 별개로 판단한다. 위자료는 민법 제840조가 정한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 악의의 유기,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으로부터의 심히 부당한 대우 등 재판상 이혼 사유가 있을 때 청구한다. 액수는 귀책 정도와 혼인 기간, 자녀 수 등을 고려해 통상 500만~5,000만 원 선에서 정해진다. 위자료 판결이 확정되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연 12%의 지연손해금 이자가 붙고 10년간 집행할 수 있다. 상대방이 지급하지 않으면 급여나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부는 이혼 의사, 양육권, 양육비가 모두 합의돼야 협의이혼을 할 수 있고 하나라도 합의되지 않으면 재판을 받아야 한다.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두고 나이, 양육계획, 부모와의 친밀감, 경제력, 동거 여부, 보조양육자 등을 종합해 양육권자를 정한다. 자녀를 양육하는 쪽은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상대방에게 자녀 나이와 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한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

협의이혼을 하면서 재산분할 합의를 하지 못했더라도 이혼 후 별도 소송으로 다툴 수 있으나 기한을 넘기면 권리를 잃는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에 따라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소멸한다. 가정법원에 재산 명시나 재산 조회를 신청해 상대방 재산 목록을 파악할 수 있다. 본인의 기여도를 인정받으려면 재산 취득 자금 출처와 대출금 상환 내역, 특유재산의 가치 유지·관리 자료를 확보해 두어야 한다.